“내 안의 진짜 목소리는 어디에 있는가”
성해나의 『혼모노』(창비, 2024)는 가짜처럼 보이는 진짜와 진짜 같지만 거짓된 것들 사이를 헤매는 우리들의 정체성과 사회적 위선을 탐구한 짧고 묵직한 단편소설집이다.

1. 진짜와 가짜 사이에서
책 제목인 ‘혼모노(ほんもの)’는 일본어로 ‘진짜, 본물’이란 뜻이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 책의 이야기들은 그 ‘진짜’가 도무지 무엇인지 불분명한 세계 속을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한 것이다.
각 단편 속 인물들은 겉으로는 멀쩡해 보이지만 속은 비어 있거나, 사회적 역할을 ‘연기’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가짜 명문대 졸업장을 걸고 사는 주부, 페이크 SNS로 인생을 리터칭하는 30대 여성, 타인의 감정조차 흉내 내야 하는 직장인… 이들은 모두 가짜 같지만, 동시에 너무도 진짜 같은 존재들이다.
나 역시 그 안에서 내 모습을 발견했다.
“나는 얼마나 나를 연기하며 살고 있는가?”
이 질문이 책을 읽는 내내 따라붙었다.
2. 책을 읽고 나는 이런 감동을 받았어요.
가장 인상 깊었던 건, 이 책이 거창한 사건 없이도 우리 삶의 균열을 얼마나 섬세하게 들여다보는지였다.
한 편 한 편을 넘길 때마다, 평범한 사람들의 내면에 숨겨진 진실이 툭툭 튀어나온다.
그 진실은 때로는 불쾌하고, 때로는 공감되고, 때로는 가슴 아프게 다가온다.
가장 감동적이었던 건 작가가 인물을 단죄하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그들의 선택을 함부로 평가하지 않는다.
그저, 우리가 모두 어딘가 조금씩 혼모노가 아닌 채 살아간다는 사실을 보여줄 뿐이다.
그리고 그 진심이 문장 너머로 고스란히 전해져 왔다.
3. 작가는 이런 것을 말하고 싶지 않을까요?
작가는 질문을 던진다.
“우리가 믿는 진짜는 정말 진짜일까?”
『혼모노』는 SNS, 직장, 가정 등 사회 속 여러 얼굴들 속에서 ‘진짜 나’는 사라지고 있음을 조용히 경고한다.
그 경고는 날카롭기보다 슬프다.
우리가 진짜가 되고 싶어 애쓸수록, 더 많은 가면을 쓰게 되는 현실에 대한 탄식.
결국 그녀는 우리에게 묻는다.
“진짜로 살아가는 일은, 여전히 가능할까?”
4. 우리는 왜 이 책을 꼭 읽어야 할까?
『혼모노』는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누구에게나 해당되는 이야기다.
SNS의 ‘좋아요’ 수에 자존감을 걸고, 회사에서는 웃는 얼굴을 강요받으며, 가정에서는 ‘괜찮은 척’을 반복하는 우리.
우리는 다소 차분하고, 평범한 문체 속에서 그 불편한 진실과 마주하게 된다.
이 책은 말한다.
“당신만 그런 게 아니다.”
그 말 한마디가 어떤 날은 무엇보다도 큰 위로가 된다.
5. 나는 이런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어요.
- 사회적 역할과 진짜 자아 사이에서 혼란을 느끼는 사람들
- 타인의 시선을 지나치게 의식하는 20~40대들
- 내 감정이 무뎌졌다고 느끼는 직장인들
- 조용한 문장 속에서 나를 발견하고 싶은 모든 사람들
6. 마무리하며
『혼모노』는 가짜 같은 진짜를, 진짜 같은 가짜를 들춰낸다.
그러면서도 그 어느 쪽도 정답이라 하지 않는다.
오히려 말없이 우리의 불편한 마음 한 켠을 찔러낸다.
이 책을 덮고
나는 지금 ‘진짜 나’로 살아가고 있는가?
그 질문 하나가 오래 오래 머리속에 맴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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